설비관리가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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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작성일 : 25-12-2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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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시스템-설비관리 칼럼
설비관리가 필요한 이유
스마트팩토리연구소 소장 정일영
1984년 12월 3일 새벽 0시 50분 인도
보팔,
도시 인근의 한 공장에서 사이렌이 크게
울렸다. 그 순간 고함치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렸다. 여기저기서
호흡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보였고 뛰어다니는 사람들도 보였다. 이런 광경은 담장 넘어 거리에서도 보였다. 경찰차의 사이렌과 고통의 외침이 섞인 거리에서 한 경찰관이 공장에 전화했다.
“공장에 사고 났어요?”, “아니요. 아무 일 없습니다.”
짧은 한마디의 공장 담당자의 답변과 함께
전화는 끊어졌다.
1984년 12월 3일 새벽 2시 10분 ‘쾅~꽈광~’
큰 굉음 소리와 함께 많은 양의 가스가
공장에 깔렸다. 하필 불어오는 바람은 보팔시를 향했다. 모두가
잠든 시간, 약 2시간의 가스 누출은 참사를 불러왔다. 전 지역은 아비규환이었고 비명은 끊이지 않았다. 이미 수많은 사람이
집과 도로에 쓰러졌다. 이날 밤 도시로 흘러 들어간 가스는 살충제 원료로 사용되는 무색무취의 신경 독가스인
메칠 이소시안염(MIC)이었다.
미국 내 환경안전∙보건 규제가 강화되자 살충제를 제조하는 유니언 카바이드사는 1969년 공장을 인도 중부 보팔시로 이전했다. 이 도시는 60만 정도가 살고 있는 도시였다. 이런 곳에 글로벌 기업 진출한다는
것은 경사였다. 15년 후 참사는 상상할 수도 없었다.
사고가 난 2시간 동안 3,787명이 사망했다.
그리고 55만 명이 가스에 노출되었고 현재까지 2만
명이 넘는 시민이 사망했다. 12만 명 이상이 후유증을 앓고 있다. 이
참사로 유니언 카바이드사의 석유화학 부분은 더 이상 할 수 없었고 다우 캐미칼로 넘어갔다.
사고를 좀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그 시작은 MIC 저장탱크에 약 4000~7500리터의
물이 스며 들어가면서였다. 스며들어 간 물은 MIC와 반응을
일으켰고 탱크 내 녹은 촉매작용을 했다. 분명히 위험물 저장 탱크였기 때문에 물의 혼입을 막는 장치가
있었다. 그런데 사고 현장에는 해당 장치가 없었다. 해당
장치를 담당하던 직원도 1주일 전에 퇴직했고 대체인력도 아직 구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 외에도 가스 누출에 대비한 안전장치들은
여럿 있었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MIC는 자연 발화성 화합물로 탱크 내부 온도 0도로
유지하는 냉각장치가 부착되어 있다. 그런데 5개월 전부터
냉각시스템은 가동되지 않았다. 이류를 보니 부품 가격이 비싸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탱크 내 온도가 오르다 보니 끄떡하면 알람이 울렸고 보다 못한 운전자가 알람을 꺼 버렸다.
안전장치를 보면, 일단 가스가 유출되면 세정하는 세정기(Scrubber)로 흘러 들어가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설비는 1개월 전부터 고장이 난
상태였다. 세정기가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때를 대비해서 유출된 가스를 태워버릴 수 있는 강력한 소각시스템
(Flare Stack)도 있었다. 그런데 이 시스템은 배관
고장으로 작동할 수 없었다. 몇 번이고 수리를 요청했지만, 그때마다
경영진은 해당 요구를 무시했다. 세정기와 소각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을 것에 대비해 MIC 증기를 수용액화해 확산을 막을 소방호수와 방수장치가 있었다. 하지만
이 장치는 수압이 낮아서 Stack까지 물이 닿지 못했다.
누가 봐도 이 사고는 100% 인재다. 주기적으로 고장과 사고 예방을 위해 보전활동을 해서
이상이 있으면 반드시 조치해야 했다. 여기서 평소에 사용하지 않았던 용어 하나가 있다. 바로 숨은 고장(Failure Finding) 설비다. 설명을 위해 예를 들어보면, 생산 라인에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가고
있다. 잘못해서 안전화가 벨트에 끼어 버렸다. 반사적으로
노란 박스의 붉은 Emergency Push 버튼을 불렀다. 그런데
컨베이어 벨트는 멈추지 않았다. 이런 상태의 설비를 숨은 고장 설비라고 한다. 마치 고장이 숨어 있는 모습의 설비라는 의미이다. 이런 설비는 특별한
보전활동을 해야 한다. 국내외 대형 사고를 보면 숨은 고장 설비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고장과 사고를 줄여 생산을 지속시키는
전략과 수행을 설비관리라고 한다.
정비부서의 업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정비관리업무와 설비관리업무이다. 첫 번째 정비관리업무는
한마디로 말해 ‘고장 난 것을 빨리 고치는 업무’이다. 대개 CM(Corrective Maintenance, 일상보전)이 많다. CM이란 작업요청, 즉
통지에 의해 수행되는 정비부서 업무이다. 이 작업은 현장에서 리더와 작업자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두 번째 설비관리업무는 ‘고장 나지 않게 하는 업무’를 말한다. 이상적인 정비부서는 정비관리업무 비중을 줄이고 설비관리업무
비중을 늘려가는 쪽으로 일을 한다. 물론 그렇다고 무턱대고 늘이고 줄이는 것은 아니다. 정비관리업무 비중을 줄이기 위해서는 먼저 진단을 통한 조사분석을 하곤 한다.
결국 PM
(Preventive Maintenance, 예방보전)과 PdM (Predictive Maintenance, 예지보전), PaM
(Proactive Maintenance, 선행보전), 알고 있는 BM (Breakdown Maintenance, 사후보전)의 밸런스
전략으로 귀결된다. 즉 RCM, 신뢰성 보전을 기반으로 하게
된다. 이 업무는 공장 정비업무역량의 변화에 따라 엔지니어 중심으로 수행되는 업무이다. 전략 수립과 실행 로드맵은 사무실에서 수립하지만, PM과 BM의 실행은 현장에서 주관하고 PdM과 PaM은 사무실에서 주관하는 경우가 많다. 정비부서 포맨(Foreman)은 이 두 업무의 교량 역할을 한다.

여기서 어떤 분은 ‘왜 TPM이 아니냐?’라고
물을 수 있다. 그것은 국내 많은 제조기업의 업무 마인드가 미국의 분업 마인드를 갖기 때문이다. 미국은 2차 산업혁명 포드사의 컨베이어 시스템과 분업이 정착해서
공장 문화가 되었다. 그 문화를 우리가 가져와 벌써 30~40년간
정착시켰다. 분업 마인드의 특징은 생산은 생산만 하고 정비는 정비만 한다는 것이다. 이런 마인드를 갖는 현장에 TPM의 자주보전을 주입하다 보니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마인드 문제였는데 우리는 TPM 문제로
보기도 했다. TPM은 정말 좋은 방법론이다. 분업 마인드의
현장에서는 운전자의 로그시트에 점검 항목으로 기본 조건의 정비 항목(닦고 조이고 기름치자)을 넣는 센스가 필요할 것이다.
보전활동 측면에서 보면, CM을 줄이면 PM이 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치 PM이 무작정 늘어날 것 같기도 한데 이렇게 되는 것도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여기서 한가지 자문을 해야 한다.
‘우리는 PM으로 효과를 보고 있는가?’
만일 PM
효과가 없는데도 계속하고 있다면 한 번 정도는 ‘PM을 잘못하고 있지는 않은가?’라는 생각 속에서 PM 업그레이드를 검토해야 한다. PM을 잘하고 있다면 CM은 줄었을 것이고 정비비용도 줄었을 것이다.
국내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의 건설 붐으로 입사했던 직원들이 이미 퇴직을 시작했다. 산업과 기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약 60~75% 정도가 10년 안에 퇴직할 것이다. 퇴직하는 직원은 경험과 기술까지 가지고
나간다. 그리고 평균 경험이 30~40년 정도인 빈자리에는
신입사원으로 하나둘 채워 갈 것이다.
설비관리는 설비의 열화 복원으로 출발해서
생산 시스템의 지속 경영뿐 아니라 위기 관리까지 포함하고 있다. 그 설비관리는 1st 단계로 보전활동을 강화하고 2nd
단계로 슬림화하며 3rd 단계로 체계화하는 순서로 발전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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